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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가해자일까 피해자일까 by 메트로서울

지난 주말 기성용 선수가 자신의 비공개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이 한 프리랜스 기자에 의해 무단으로 노출이 되면서 파장을 일으키며 급기야는 기선수의 사과로 일단락이 지어졌다. 기선수의 불손한 태도와 프리랜서 기자의 그릇된 직업윤리에 대해 갑을론박 말이 많았다.

이번 이슈를 보면서 예전에 일어났던 일이 생각났다. 한 여자대학 특강에 초대된 소설가가 강연 중 거론했던 어떤 특정내용을 수강생 중 한 명이 여성비하적 내용이라고 생각해서 온라인에 그 내용을 올리며 쟁점화시켰던 것. 나는 그것을 보고 왜 강의실 현장에서 강사한테 자신의 반론을 제기하진 못하고 그렇게 공개적으로 까발려야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당연히 그 정보는 매체에 의해 무한 확산되며 그 소설가는 대중들로부터 맹비난을 받는다. 이런 것이 정의인가? 하물며 이번에는 '닫힌' 강의실 안을 넘어 잠금장치가 된 '닫힌' 사적 라인공간을 폭로함으로서 프라이버시를 침해했다. 더불어 기사화라는 공적 영역으로 옮겨와 마녀사냥을 부추켰다. 축구계를 위해 진심으로 필요한 폭로였다면 내부에서 충분히 소통과 해결을 시도해도 되었지만 기자는 굳이 그런 수고를 하지 않았다.

나는 개인의 표현자유프라이버시 보호문제에 매우 민감한데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사람들은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죠.' '문제가 될 소지의 말은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죠.' '온라인은 어차피 다 위험해요'식의 '현실론'을 말한다. 절망적이다. 우리는 이제 불신을 먼저 깔고 소통해야 하고 노출될 것을 전제로 스스로를 사전검열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안심하고 속내를 말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1인가구가 늘어가는 이 시대에 어쩌면 온라인이 개인의 고독을 채워줄 부분은 점점 커가는데 자기표현은 점점 어려워진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 스트레스는 '아직 뭘 모르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자유롭게 하는 타인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데에 쓰일 것이다. 이대로 가면 '공인'운운을 넘어 서로가 서로의 감시자가 되는 병적인 사회가 곧 올 것이다.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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